힐하우스 분위기는 엄청 잡아놨는데 재미 없고 허술하다
나는 원래 고전적 하우스호러를 좋아하는 편임
그런데 요즘은 그런 장르의 작품이 워낙 드물게 나오다 보니 늘 목이 말라 있었음
그래서 처음에 힐하우스가 나왔을 때 그 장르의 드라마라는 것만으로도 기쁜 마음으로 봤음
그런데 보면 볼수록 분위기만 잡았지 너무 허술하고 뒷심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ㅅㅍㅈㅇ
실망스러웠던 부분을 꼽자면 이러함
1. 그 엄마(올리비아)가 애들한테 그렇게 한 이유가 애들이 바깥 세상에 나가면 위험하니까 자기가 보호해 줘야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라는데, 아무리 힐하우스의 조종을 받았다고 해도 그렇게 그 생각에 잠식되는 과정이 너무 공감이 안 가게 표현됨 갑자기 미친 사람 같음
그리고 사건의 전말이 그냥 '귀신의 속삭임 때문에 미쳐서'였다는 것 자체가 그냥 너무 허무해서 이렇게 길게 드라마로 빌드업 한 후에 나올만한 결말이라는 생각이 안 듦
이런 편수의 드라마로 각색을 할 거면 최소한 결말은 바꿨어야 된다는 생각임
2. 등장인물들이 다 암울한 과거를 갖고 있어서 항상 불행하고 짜증이 나 있는건 알겠는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 긴 시간 내내 그런 모습만 보여주니까 보기가 불편함
항상 우울하고 짜증난 상태라는 설정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 모든 고통의 순간을 시청자한테 일일히 나열할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함 충분히 축약해서도 함축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고 봄
음울한 분위기를 저런 식으로 쉽게 조성하려고 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음
3. 이건 같은 감독의 차기작인 자정 클럽까지 보고 느낀 건데, 이 감독은 이런 장면 전개를 상당히 좋아하는 것 같음
주인공이 자기가 겪은 불행 때문에 짜증을 있는대로 부림->조연이 나타나서 자기가 도와주겠다/내 말 좀 들어봐라 하면서 계속 들이댐->주인공이 당신이 뭘 아냐고 짜증내며 거부함->그때 조연이 주인공 말을 탁 끊으면서 자기도 과거에 주인공보다 더한 동종의 불행을 겪었었다는 사실을 우월한듯이 선포함->주인공이 숙연해짐
난 저 전개가 도무지 이해가 안 됨 ㅋㅋㅋ 자기도 그런 불행을 겪었었다고 해서 그런 일을 겪는 모든 타인의 감정을 자기가 다 안다는 거야? 같은 상황에서도 개인의 느낌과 대처하는 방식은 다를 수 있는데 그걸 존중하지 않아놓고서는 천하 제일 불행 대회라도 열린 듯이 자기는 더한 일을 겪었다고 선포하면서 그게 마치 자기 의견에 더 무게를 더해주는 우월한 요소라도 되는 듯이 구는 인물과, 또 그 말을 듣고 상대방은 무조건 숙연해 하면서 미안해하는 연출이 비호감 그 자체라서 할 말이 없음 ㅋㅋㅋ
작품을 볼 때 감독이 뭘 호감이라고 느끼고 비호감이라고 느끼느냐가 나하고 잘 맞아야 된다는 생각을 늘 하는데, 힐하우스는 그 부분에 있어서 나랑 참 안 맞는 작품이었던 것 같음
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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