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헤이즐 원작 읽는데 사람은 90까지 살아도 더 살고 싶을까

https://beegall.com/articles/23600
2023/05/25 11:04
조회수: 437

저런 의문을 갖는 장면이 나오더라고 ㅋㅋㅋ 근데 헤이즐이 스스로 내린 결론은 그럴지 안 그럴지 모르겠지만 그 답을 스스로 알아볼 수라도 있게 90까지 살 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였음. 그 부분은 충분히 이해가 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게 제일 슬픈 거니까 

근데 솔직히 말하면 헤이즐은 중년까지라도 살게 된다면 그닥 더 살고 싶진 않을 것 같음. 영화에서는 그나마 좋은 면 위주로 보여줬지만 원작을 보면 헤이즐은 그 모든 일을 겪으면서 정말 세상의 쓴 맛과 환멸은 다 느꼈음. 나는 개인적으로 사람이 일생 동안 낼 수 있는 정신적 에너지에 한계가 있어서 무조건 재충전이 가능하지는 않다고 생각함. 사람을 쥐어짜고 어려움에 단련시킨다고 무한대로 단련되는게 아니라 그만큼 재생할 수 없는 에너지가 고갈되기도 한다는 거지. 이 현상에 제일 가까운 용어가 현재로서는 트라우마인 듯

게다가 헤이즐이 겪은 일은 한 번 겪고 끝인 문제가 아님. 어차피 사람은 천수를 누리고 자연사 하려면 헤이즐이 젊어서 겪은 것 같은 의학적 상태를 몇년은 겪으면서 아프고, 퇴행하고, 병원에 실려가고, 재정이 휘청할 정도의 의료비를 지출하기 마련임. 단지 헤이즐은 그 일을 젊어서부터 겪은 거고. 그러면 헤이즐이 설령 완치된다 해도 노년까지 살게 된다면 아마도 저 못 볼 꼴을 또 겪어야 된다는 건데 그걸 알면서 더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까? 나는 헤이즐 성격을 고려하면 아니라고 봄... ㅋㅋㅋ 솔직히 인류의 대부분이 겪는 노화와 자연사의 고통은 결코 가벼운 게 아님. 단지 기이할 정도로 그게 본인 일이 될 때까지는 다같이 외면하고 있을 뿐이지 그 일을 가까이에서 본 사람들은 생로병사와 고통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게 일반적임. 어거스터스처럼 세상에서 가장 긍정적인 사람도 자기가 그 고통을 다시 겪으니까 더이상 긍정적이지 못했잖아 

근데 지금 헤이즐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하는 게 더 위로가 될지 모르겠음. 자기는 90까지라도 살아보고 싶다고, 삶은 살아남기만 하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믿는게 더 위로가 될지, 아니면 어차피 더 살아도 고통스럽긴 매한가지니까 요절하는 게 딱히 나쁜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더 위로가 될지 ㅋㅋㅋ 


code: [41628]
목록 Gift

댓글

code: [e9d65] - 2023/05/25 17:41

글쎄 살아온 삶이 어땠냐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그리고 상황이나 상태가 너무 악화됐을 때는 어떤 말도 위로가 안 될거라는 게 내 생각

답글
permalink 삭제 gift

목록
No 제목 날짜 조회수 추천수
23645 이스케이프룸2는 약간 억지가 심해졌지만 그래도 역시 괜찮네 [1] 06-07 398 5
23644 디즈니 실사화들 갈수록 어찌나 제작비가 안 믿길 허접함이던지 [3]
06-07 467 5
23642 팬데믹 동안 나는 전설이다가 인터넷에서 많이 언급됐대서 [4] 06-06 386 4
23639 더플랫폼 진짜 용두사미다 [1] 06-05 355 5
23623 ㄱㅈㅅㅁㅇ 옛날에 그린 토마스 브로디 생스터 [3]
05-30 707 13
23625 짤정리 하다 살짝 킹 받음 [5]
05-30 651 6
23627 ㅅㅌㅁㅇ 제육볶음 정말 최고에 [2] 06-01 413 8
23631 던전용 ㄱㅅㅍ 홀가 생각할 수록 웃김 ㅋㅋㅋㅋㅋ [1]
06-02 453 5
23632 다위까 호네가 묻습니다 "나 이쁘지? ☺️💕" [3]
06-03 406 4
23479 17어게인 여자 버전 나왔으면 좋겠다 [2] 04-20 498 6
23640 ㅃ 죽음어트 짱시룸 [2] 06-05 398 1
23635 버피와 뱀파이어 OST 작곡가가 겨울왕국 BGM 작곡가구나 [1] 06-04 444 5
23633 주운 카메라에 충격적인 사진이... [1] 06-03 428 7
23629 범인이 살아있는데도 동기를 말 안해주면 미치는구나 [5] 06-02 419 2
23628 기미상붕) ㅅㅍㄴㄴ 칸 영화제 개막작 쟌 뒤 바리(Jeanne du Barry) 볼 붕 안볼붕 [2]
06-01 643 10
23630 ㅃ 마우스 패드가 고양이임 [1] 06-02 370 5
23624 인스타 임배딩 나만 인스타 앱으로 납치됨? [2] 05-30 383 1
23622 멕시코 에리얼 성우 Yatzil Aguirre 진짜 사랑스럽다 [2]
05-30 403 5
23621 ㅃ 128세 세계 최고령인이 삶에 대해 내린 정의 [3] 05-29 539 6
23614 🪷부처님 올해는 토요일에 오셨네 [3] 05-27 50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