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헤이즐 원작 읽는데 사람은 90까지 살아도 더 살고 싶을까

https://beegall.com/articles/23600
2023/05/25 11:04
조회수: 449

저런 의문을 갖는 장면이 나오더라고 ㅋㅋㅋ 근데 헤이즐이 스스로 내린 결론은 그럴지 안 그럴지 모르겠지만 그 답을 스스로 알아볼 수라도 있게 90까지 살 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였음. 그 부분은 충분히 이해가 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게 제일 슬픈 거니까 

근데 솔직히 말하면 헤이즐은 중년까지라도 살게 된다면 그닥 더 살고 싶진 않을 것 같음. 영화에서는 그나마 좋은 면 위주로 보여줬지만 원작을 보면 헤이즐은 그 모든 일을 겪으면서 정말 세상의 쓴 맛과 환멸은 다 느꼈음. 나는 개인적으로 사람이 일생 동안 낼 수 있는 정신적 에너지에 한계가 있어서 무조건 재충전이 가능하지는 않다고 생각함. 사람을 쥐어짜고 어려움에 단련시킨다고 무한대로 단련되는게 아니라 그만큼 재생할 수 없는 에너지가 고갈되기도 한다는 거지. 이 현상에 제일 가까운 용어가 현재로서는 트라우마인 듯

게다가 헤이즐이 겪은 일은 한 번 겪고 끝인 문제가 아님. 어차피 사람은 천수를 누리고 자연사 하려면 헤이즐이 젊어서 겪은 것 같은 의학적 상태를 몇년은 겪으면서 아프고, 퇴행하고, 병원에 실려가고, 재정이 휘청할 정도의 의료비를 지출하기 마련임. 단지 헤이즐은 그 일을 젊어서부터 겪은 거고. 그러면 헤이즐이 설령 완치된다 해도 노년까지 살게 된다면 아마도 저 못 볼 꼴을 또 겪어야 된다는 건데 그걸 알면서 더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까? 나는 헤이즐 성격을 고려하면 아니라고 봄... ㅋㅋㅋ 솔직히 인류의 대부분이 겪는 노화와 자연사의 고통은 결코 가벼운 게 아님. 단지 기이할 정도로 그게 본인 일이 될 때까지는 다같이 외면하고 있을 뿐이지 그 일을 가까이에서 본 사람들은 생로병사와 고통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게 일반적임. 어거스터스처럼 세상에서 가장 긍정적인 사람도 자기가 그 고통을 다시 겪으니까 더이상 긍정적이지 못했잖아 

근데 지금 헤이즐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하는 게 더 위로가 될지 모르겠음. 자기는 90까지라도 살아보고 싶다고, 삶은 살아남기만 하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믿는게 더 위로가 될지, 아니면 어차피 더 살아도 고통스럽긴 매한가지니까 요절하는 게 딱히 나쁜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더 위로가 될지 ㅋㅋㅋ 


code: [41628]
목록 Gift

댓글

code: [e9d65] - 2023/05/25 17:41

글쎄 살아온 삶이 어땠냐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그리고 상황이나 상태가 너무 악화됐을 때는 어떤 말도 위로가 안 될거라는 게 내 생각

답글
permalink 삭제 gift

목록
No 제목 날짜 조회수 추천수
23580 인어공주 각국 더빙 들어보니 드는 생각 [3] 05-19 464 5
23579 인어공주 아메리카 스페인어 더빙 Part of Your World [1]
05-19 423 2
23578 정직한 어그로 글 [6] 05-19 440 0
23577 넷플릭스 계정 공유 막히면 유료 사용자 추가에도 제약이 있음 [6] 05-19 471 5
23576 인어공주 이스라엘 더빙 Part of Your World - Noa Klein [1]
05-19 422 5
23575 ㅃ 이제 무슨 기술 상용화가 임박했다고 해도 [3] 05-18 387 1
23574 슈렉 OST Fairytale 정말 동화적이다 [2]
05-18 375 4
23573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도 디플에 올라옴! [2]
05-17 412 1
23571 벌레를 반제 블랙게이트 트롤처럼 노동시키는 건 불가능할까 [4] 05-17 460 3
23570 오 아바타2 6월 7일에 디플 올라온대 [3] 05-17 437 2
23569 펄럭기자들이 찍어준 리지 전신샷 보고 갈래? [6]
05-16 492 5
23568 오늘 경복궁 구찌 패션쇼에서 리지 넘 예쁘다 [5]
christmas wreath
05-16 496 4
23567 베네딕트 컴버배치 왕족인거 나만 지금 암? [4]
05-16 525 4
23566 구찌 패션쇼 며용... 왜 경복궁......? [3]
05-16 479 5
23565 스타워즈 봤는데 왤케 노잼이지... [5] 05-16 425 3
23564 팬이라면서 교주 이름 도용해서 오피셜 계정 만드는 애들은 뭐야 [3] 05-16 467 1
23563 인어공주 스페인어 더빙 Part of Your World - 미렐라 [3]
05-16 544 6
23562 ㅅㅌㅁㅇ 토스터기랑 전기압력밥솥 사고싶다 [4] 05-16 420 1
23561 죽게 생겼는데 darling, babe, sweatheart, honey [4] 05-16 465 3
23560 ㄱㅇㅁㅇ 게임하는데 캐디가 너무 [3] 05-16 49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