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 시그널은 일본 사건으로 만들었어야 한다고 생각해
시그널 원작이 특별했던 이유는 이 나라 사람이라면 다 알만한 실제 미제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집단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그 사건이 미제로 남은 것에 대해 모두가 가진 안타까움에 호소했기 때문임. 그러면서 잊혀가는 콜드케이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고취시키고, 프로파일러의 자문을 받아서 그 사건에 대한 나름의 분석과 이론을 제시하기도 함
즉 저 작품을 논하는 데 있어 집단 공감대와 사회적 호소라는 코드는 절대 빼놓을 수 없음. 그리고 이런 모토로 만든 작품이다보니 해외 시청자들한테 한국의 유명한 미제 사건과 함께 그에 맞닿은 시대 문화를 알리는 역할도 했음
따라서 시그널의 진정한 리메이크라면 완전한 로컬라이징을 해야 했다고 생각함. 일본에도 미제로 남아서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던 사건이 얼마나 많음? 그걸 원작과 같은 구조로 엮어서 표현하는 것이 진짜 본연의 취지를 살리는 리메이크였을 거라 생각함
그런데 일드 시그널은 그냥 한드랑 완전히 똑같은 줄거리와 대사를 일본인들이 일본어로 연기한다는 것 말고는 바뀐 게 없음. 심지어 색감 칙칙하고 공간 좁고 러닝타임도 짧아져서 한드의 열화 버전 같음. 이러면 대체 리메이크를 봐야 될 이유가 뭐야? 일본 사람들 입장에서도 요즘 같은 시대에 외국 드라마 보는 게 어렵지도 않을 거 아냐. 이건 2000년대에 미국에서 유행하던 유럽 영화 리메이크랑 똑같음. 자막 못 읽는 자막맹들을 위한, 100% 똑같은 전개에 배우만 미국인으로 바꿔서 영어로 대사 치게 만든 렛미인 리메이크 같은 거
난 저런 작품은 프랜차이즈화 돼서 나라별로 그 나라의 미제사건을 다루는 방향으로 만들게 아니면 리메이크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함. 앵무새도 아니고 뭐냐고. 충분히 자국 사건을 써서 제대로 각색할 수도 있는데 그냥 대대적으로 각본을 다시 쓰는 노력을 기울이기 싫어서 재탕한 걸로 밖에 안 보임
읟
댓글
리멬 한다는 것만 보고 읟은 안봤는데(시그널 진짜 너무 재밌게 봤고 인생드라마인데 힘들어서 재탕을 못함;;) 사건까지 똑같이 가져간 줄은 몰랐다.. '현지화'라는 게 중요한데 그걸 통째로 뺐냐..
거의 딥페이크로 배우 얼굴만 바꾼 영상처럼 느껴질 정도로 똑같아 ㅋㅋㅋ 특히 현재 경찰서 나오는 부분은 공간감까지 너무 비슷함
다 똑같은데 시간은 줄어들어서 뭔가 부족하다 이런 평을 보긴 했었어. 현지화 했으면 좋았을 텐데...나라마다 문화와 정서가 달라서 외국 작품을 리메이크 한면 자국에 맞춰서 바뀌는 것도 있어야 하는데 너무 똑같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