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들이/ㅁㅅ] 션오너붕붕으로 유아퇴행 온 허니

https://beegall.com/articles/15953
2019/11/02 01:15
조회수: 6400
christmas wreath

 

롤링당하다 유치원생 수준으로 퇴행한 허니 보고싶다 

ㄴㅈㅈㅇ 

 

 

"근데요오-" 

 

그가 자리를 비운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종알대는 모습은 무척이나 귀여웠지만, 성숙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어린아이 특유의 끝을 늘어뜨리는 말투는 절대 허니의 것이 아니었다. 

 

아니, 아니다. 정말 아니었나? 허니는 어떻게 말했었더라.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그녀의 말버릇을 떠올릴 수 없었다. 

차마 그의 얼굴을 바로 보지 못 하고 조금 비껴 아래를 보던 시선, 떨리던 입술, 긴장으로 비틀리던 맞잡은 손 끝, 항상 움츠리고 있던 작은 어깨. 그가 보던 모습은 언제나 그랬다. 바로 그가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에. 

 

울컥 솟아오르는 눈물을 삼키려 입술을 깨물자, 부드러운 손이 조심스레 그 위를 어루만진다. 

 

"그렇게 하면 입술이 아야 한댔는데에..." 

 

허니는 자신 때문에 그렇게나 피를 쏟아 냈는데, 그런 건 다 까맣게 잊어버리고 그의 걱정을 하고 있다. 

 

그깟 입술 좀 터지면 어때. 내가 이 입으로 당신에게 무슨 말들을 내뱉았는데. 

 

예전 모습을 떠올리지 못 할 정도로 많이 바뀐 그녀지만 한없이 착한 그 눈만은 변함이 없어서, 그는 너무 늦게 깨달은 자신의 사랑과 함께 평생 갚지 못 할 죄책감을 담아 허니의 반듯한 이마에 입술을 눌렀다. 그러면 그녀는 까르르 웃으며 그의 목에 매달려 다정하게 뺨에 키스를 되돌려 준다.

 

"아저씨가 제일 좋아!" 

 

결국 울음이 터진 그를 따라 영문도 모르는 채 같이 엉엉 울어버리는 허니를 끌어안고는 몇 번째일지 모를 사과를 한다.  

 

"미안해, 허니. 정말 미안해... 미안해......" 

 

 

*** 

 

 

그 날은 유난히 기분이 좋았다. 거의 항상 늦잠을 자던 허니가 모처럼 일찍 일어나 출근하는 그를 배웅해 주었고, 한참이나 그의 신경을 예민하게 했던 계약건은 나쁘지 않은 조건으로 체결되었다. 마카롱보다 다쿠아즈를 좋아하는 허니를 위해 퇴근길에 디저트 가게에 들러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까지만 해도, 그는 좀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감히. 제 처지도 잊고서. 비서가 그를 찾기 전까지. 

 

"사모님께서... '또' 계단에서 떨어지신 모양입니다. 바로 병원으로 모시는 중이랍니다." 

 

그의 눈 앞에서 인형처럼 팔다리를 제멋대로 널부러뜨린 채 하염없이 피를 쏟아내던 허니의 환영이 어른거렸다. 손끝이 심하게 떨렸다. 그때의 공포가 다시 밀려왔다. 

그때, 귀찮게 하지 말라며 내가 그를 뿌리쳤던가. 아니면, 조금은 밀쳤던가. 

 

"안 돼, 안 돼......" 

 

고장난 것처럼 하염없이 멈춰있는 그를 재촉해 허니가 실려간 병원으로 보낸 것은 그의 비서였다. 

 

 

*** 

 

 

이마에 피가 살짝 배어나온 커다란 거즈를 붙이고 누워있는 허니는 다행히도 크게 다치지 않았다고 했지만, 션은 그 말을 믿지 못했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틀째 깨어나지 않느냐고 의사의 멱살이라도 쥐어 흔들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았다. 

 

이불 밖으로 삐져나온 손을 잡고 그는 수백 번도 더 했던 후회를 곱씹는 중이었다. 어떻게 이 작고 여린 손을 그렇게 뿌리쳤을까. 만약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자신은 또 얼마나 더 허니를 아프게 했을까. 

작은 손을 쓰다듬으며 습관처럼 자책하던 그가 고개를 들자, 거짓말처럼 눈이 마주쳤다. 

 

"허니...?" 

 

혼란스러운 듯한 눈이 그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흔들렸다. 

 

"정신이 들어? 어디 아픈덴 없고? 나 누군지, 알아보겠어?" 

 

가만히 끄덕이는 고개에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하고 중얼거린 그가 허니를 껴안으려다 멈칫하고는 의사를 부른다, 따뜻한 물을 떠온다 하며 답지않게 허둥댔다. 

 

"미스터 오프라이..." 

 

잠시만 기다리라며 급하게 전화기를 찾던 움직임이 순식간에 굳었다. 미스터...? 

 

"아기... 내 아기는요...?" 

 

삐걱이는 고개를 돌려 허니를 마주한 순간 확실히 알았다. 

그를 향해 무한한 애정과 신뢰를 보내던 말간 눈동자가 아니었다. 차마 입밖에 내지 못 하고 곪아갔던 수없는 흉터를 안고 있는 그 눈을 마주한 순간 그는 깨달았다. 

괴롭지만 달콤했던 속죄의 시간은 끝났다. 

허니의 기억이 돌아왔다. 

 

아마 그는, 절대로 용서받지 못 할 것이다. 

 

 

 

 

 

써놓고 맘에 안들어서 계속 가지고만 있던 건데 장작이라도 넣고 싶어서 대충 수정해서 올림... ( ._.) 

닦개를 쓰지 못하는 병에 걸렸읍니다 비루한 글이지만 누가 어나더로 닦개 좀 써주시면 증맬루 감사하겠읍니다 ㅠㅠㅠㅠ 

 

 

 

그리고 센세들 많이 와주새오 보고싶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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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13865] - 2019/11/02 10:25

아아아 센세 너무 좋아 나 지금 슴팍 뜯고 있어 션오 감정 묘사 교차되는거 너무 좋아 완전 내 취향이야 ㅠㅠㅠㅠㅠㅠ 짤 선정도 너무 좋아 진짜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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