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이 다른 해난 사고에 비해 많이 영화화 된 이유

https://beegall.com/articles/23862
2023/08/07 16:24
조회수: 291

사실 타이타닉보다 더 인명피해가 큰 사고도 있었음. 하지만 타이타닉만큼 영화화된 사고는 드묾

그 이유가 궁금해서 양웹 등지에서 좀 읽어봄. 많이 꼽힌 이유는 이러함 

 

1. 평화 시기에 일어난 여객선 사고라서

평화시에 여객선이 가라앉은 것은 전쟁 중 군함이 가라앉은 것과는 또다른 의미의 큰 충격으로 다가옴

2. 오랜 시간동안 가라앉아서 

타이타닉은 약 2시간 40분동안 가라앉음. 시작은 너무 평화로워서 평소와 다름이 없었지만 점차 위급한 상황이 되었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약 2천여명의 타이타닉 승객들은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임. 이와 얽힌 수많은 이야기가 있음. 영웅적이었던 각 승객의 행동, 마지막까지 연주했던 연주가들, 희생의 이야기, 이별의 이야기 등

반면 여타 해난사고는 20분 내에 완전히 기울거나 침몰하는 것이 대부분이었기에 극화할만한 이야기를 찾기가 힘들었음

3. 항해 시간이 길어서 

여객선 중에는 항해 경로가 불과 몇 시간인 경우도 많은데 타이타닉은 탑승 기간이 며칠은 되는 원양선임. 타이타닉 사고도 항해 사흘째 밤이 돼서야 일어남. 그랬기에 승객들이 배 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그로부터 더 많은 이야기가 생겨남 

4. 망망대해에서 침몰해서 

다수의 여객기 사고는 육지 인근에서 일어남. 그만큼 육지 인근일수록 충돌의 위험이 높기 때문임. 그런데 타이타닉은 망망대해에서 침몰했기에 그 고립된 막막함이 극적인 슬픔을 강조함. 그리고 이것 때문에 구조선이 도착하기까지 네 시간이나 걸림

5. 증언할 생존자가 많아서 

타이타닉은 인명피해가 컸지만 생존자 수도 상당히 많은 편임. 그래서 내부의 사정에 대해서 자세하게 증언해줄 사람들이 많았음 

6. 마지막 고전 시대라서

타이타닉은 빅토리아/에드워드 시대로 대표되는 고전 시대의 마지막인 1912년에 벌어진 해난 사고임. 따라서 타이타닉의 이야기를 하면 자연히 고전 시대를 배경으로 하게 되기에 그 자체로 이야기 거리가 됨 

7. 당대 최대의 가라앉을 수 없는 배라고 했는데 첫 항해에서 가라앉아서 

이것이 흡사 그리스 비극처럼 인간의 오만이 비극을 낳은 서사에 해당한다고 함 

8. 초호화 선박이라서 

배 자체가 당대 가장 호화로운 선박이었기에 그것만으로도 관심을 불러 일으킴 

9. 당대의 유명 인사/부호들이 탑승해서 

10. 목적지가 있는 원양 정기선이라서 

원양 정기선은 정기적으로 먼 거리로 사람을 수송하기 위한 여객선임. 지금은 원양 정기선이 딱 하나 Queen Mary 호 밖에 남지 않고 모두 항공 교통으로 대체 됨. 지금의 큰 여객선은 모두 배를 타고 유람하는 것이 목적인 크루즈선임. 그런데 타이타닉은 원양 정기선이고, 그저 유람을 위해서 배를 탄 것이 아니라 실제 목적지가 있는 배였음. 그래서 각기 다른 인생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수많은 목적을 가지고 꿈에 부풀어 배에 오름

11. 잔해 발견의 극적인 요소 

타이타닉은 난파 위치가 거의 확실했음에도 너무 깊이 가라앉았기에 기술력이 더 발달된 1980년대까지 잔해를 탐사하지 못함. 그러다가 80년대에 극적으로 발견했는데 깊이와 시기를 고려할 때 생각보다 보존 상태가 좋았기에 탐사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음. 특히 생존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렸던 두 동강이 나서 가라앉았다는 설이 실제로 판명되면서 더 많은 관심을 받음 

12. 상업 영화의 시작과 맞아 떨어진 시기 

1912년은 딱 상업 영화 산업이 시작되던 시기였음. 그래서 타이타닉이 가라앉은지 불과 한 달만에 실제 생존자였던 여배우가 출연한 영화 "Saved from The Titanic"가 개봉했고 (현재 필름 유실), 같은 해에 총 세 편의 타이타닉 관련 상업 영화가 개봉할 정도였음. 그 결과 타이타닉은 시작부터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됨 

 

대충 이런 이유로 타이타닉 사고는 가장 많이 영화화된 해난 사고가 되었다고 함 


code: [08e18]
목록 Gift

댓글

code: [781f1] - 2023/08/08 02:14

와 진짜 그럴 수밖에 없었네 흥미진진하다… 정보붕 정리붕추

답글
permalink 삭제 gift
code: [5f60b] - 2023/08/09 11:24

이런저런 요건들로 스토리 만들기 좋아서 같아. 그것에 대해 죄책감도 들지 않고. 이렇게 딱 정리해서 보니 정말 흥미롭긴 함ㅋㅋ

답글
permalink 삭제 gift
code: [d2fa5] - 2023/08/12 00:39

우와 너무 재밌다 잘 읽었어 정보추

답글
permalink 삭제 gift
code: [d2fa5] - 2023/08/12 00:40

10번 이유가 진짜 되게 먹먹하다ㅠㅠㅠ원양 정기선이어서 유람 목적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목적지에 가려는 사람들도 있었다는 데서 오는 감성이 있네ㅠㅠ

답글
permalink 삭제 gift

목록
No 제목 날짜 조회수 추천수
24000 사탄이 두려워한 대장장이 병아리콩 보니 국내 괴담 생각나 (무서움 주의) [2] 09-22 136 4
23999 딪플 자막은 오타 체크도 안하나 [2]
09-22 137 2
23998 판도라 행성은 흥미로운 곳이지만 아바타는 흥미로운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함 [4]
09-22 140 3
23997 스티커 끝나자마자 추석 말머리 달아야지 [1] 09-22 111 1
23996 계단 아내가 죽었다에서 피고인 직업이 소설가인데 [1] 09-21 92 3
23995 다리가 2미터인 얼룩말 다위까 호네🦓 [2]
09-21 122 4
23994 가족이 원치 않던 동물 데려왔는데 결국 좋아 죽더라는 컨텐츠 싫음 [2] 09-20 204 6
23993 펄럭에 하울이 나타났다는 게 사실입니까??? [2]
09-20 211 6
23991 러닝타임 2시간 넘는데 틀어보니 느리적하고 있으면 화남 [2] 09-20 118 4
23990 ㅍ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코로나의 큰 위험 요소가 된다는데 [2] 09-20 131 3
23989 ㅃ 남자는 겨털 밀면 안되냐는 외국 글을 봤는데 댓글이 [2] 09-20 134 1
23988 드웨인 존슨 같은 사람이 근육 잃으면 가죽이 늘어질까 09-19 110 3
23987 공연음란하는 커플한테 전기충격 가함 [3] 09-18 162 5
23986 패튼 오즈월트 이 시대의 안티백서에 관하여 [1]
09-17 211 7
23985 가장 고독한 순간마다 나는 전설이다를 보게 되네 [1]
09-17 130 3
23984 블랙폰 봤는데 피니 개오진다
09-17 140 3
23983 ㅃㄱㅁㅇ 방금 너튭을 보다가 [1] 09-17 125 3
23982 버피가 독심술 능력을 밝혔을 때 두 절친의 반응 [2]
09-17 248 11
23981 해외 영화 제목 그대로 베낀 작품은 아예 안 보게 된다 [1] 09-16 118 3
23979 공항경비대 보는데 더 나은 환경 타령하는 범죄자들이 자식은 주렁주렁 있음 09-15 21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