딪플 외딴 곳의 살인 초대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
컨셉도 재밌을 것 같고 내가 배우로서 너무 좋아하는 브릿말링이 감독했대서 기대했는데 막상 보니까 너무 재미가 없음
일단 전개가 너무 느리고 주인공한테 이 극을 이끌어갈만한 매력과 솔깃함이 없다고 느껴짐. 여성 아마추어 탐정이라는 설정은 좋았지만 그 외에는 왜 이 사람이 극의 중심인지 모르겠음. 그 아버지는 정식으로 자문을 받아서 일하는 전문 검시관이라지만 주인공인 딸은 아무 자격도 없이 따라다니면서 경찰이 수사중인 사건 현장에 막 드나든 건데 그게 뭐가 매력적이라고 그렇게 설정한 건지 모르겠음. 그렇게 검시관의 어린 딸이 함부로 현장에 드나들면서 시신을 보는 게 긍정적으로 다뤄질만한 내용임? 그건 사망자한테도 예의가 아니지 않아? 그 후 메인 사건에서도 주인공은 들어가지 말라는 곳에 쳐들어가서 권한도 없이 수사한다고 난리던데, 여성 감독의 작품임에도 주체적인 여성을 저렇게 밖에 묘사하지 못했다는 게 안타까움. 막무가내와 주체성은 다른 건데 어떻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브릿말링이 여주를 저렇게 표현한 건지 모르겠음
그리고 요즘 매사에 음울하고 신경질적인 주인공이 유행인 건 알지만 그게 너무 과하니까 보기가 불편하고 짜증남. 주인공이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건 찬성인데 너무 저러니까 오히려 자연스러움을 넘어선 허세로 보임. 또한 아무리 리얼리티를 살린다고 해도 이건 결국 시청자한테 보여주기 위한 극임. 특히 이런 장르의 작품은 짜임새를 위해서는 연기도 더 정제해서 분명히 전달할 필요가 있는데 주인공이 너무 현실 CCTV에 등장하는 지루하고 평범한 사람1 처럼 행동하니까 집중력을 해치고, 스릴러 픽션이라는 장르에서 내내 저런 사람을 보고 있어야 된다는 게 너무 재미 없게 느껴짐
지금까지 브릿말링이 제작에 참여한 영화를 많이 봤음. 그때는 그저 좋은 점 위주로 봤었는데 이 작품을 보고 생각해보니 공통된 부족함이 있었다는 게 느껴짐. 브릿말링의 영화들은 아이디어도 참신하고 사회적 시사성도 있지만 그걸 영화적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너무 다듬어지지 않아서 거의 rough 하다고까지 느껴지고, 줄거리도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데서 그치지 결국 설명 안 된 것들 투성이였던 것 같음. 그런데 전에는 영화라는 한 편으로 끝나는 장르인데다가 독립 영화기 때문에 그게 마치 참신한 SF 단편 소설처럼 부족하나마 독특한 매력으로 느껴졌었음. 그런데 이렇게 디즈니 플러스라는 플랫폼에서 거창하게, 여러 편의 드라마로 만드니까 그 단점이 여실히 드러나 보임. 이 정도 규모의 프로덕션으로 만들기에는 거의 이제 막 졸업한 신인 감독이 만든 영화처럼 너무 완성도가 낮은 날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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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여성탐정'이 진짜 많은 얘기를 끌어낼 수 있는 설정인데 너무 아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