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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스포주의

주인공은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 환자인 아빠를 몇 년이나 간호하면서 고된 삶을 살았음. 그럼에도 아빠랑 사이가 좋았는데 그 아빠가 결국 간호에도 불구하고 사망해버림. 그런데 그 고행을 하고 그런 결과를 맞은 것만으로도 절망적인데 엄마의 집착은 진짜... 지구 반대편으로 도망가지 않는 이상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수준이었던 것 같음. 그래서 주인공이 그렇게 세상을 여행하러 훌쩍 떠나야 했던 듯

그런데 작중 시점에서 주인공은 이미 돈도 다 써버렸고, 마지막 여행지에 도달해서 이제 다음주면 돌아가야 한다고 함. 그 말을 하는 주인공은 너무 아쉬워보이고 흡사 강제로 끌려가야 하는 사람처럼 보이기까지 함. 나는 이게 너무 안타까웠음. 억지로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그래서 엔딩에서 비록 주인공이 게임 속에서 공포를 겪고 허무하게 사망해버렸지만 어떻게 보면 그게 해피엔딩이라고도 생각됨. 흔히 서양에서 죽고 싶다, 못 견디겠다 하는 사람들한테 제일 많이 하는 조언 중 하나가 '어차피 죽을 거라면 모아둔 돈으로 전세계를 떠돌아다니면서 배낭여행이라도 해보고 죽는 게 어때?' 이거임. 그러니까 그걸 해보면 죽더라도 삶에 여한이라도 없을 것 같은, 정점의 순간이라고 할 수 있는 경험이 저거인 거임. 근데 그 경험을 다 하고 이제 억지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하는 바로 그 순간에 주인공은 삶을 마감하게 됨. 물론 그게 본인의 의사는 아니었고 그러니까 이게 호러인 거겠지 ㅋㅋㅋㅋ 하지만 그래도 기왕 일어난 엔딩이니 관점을 달리 해보면 그렇기도 하다는 거임

그리고 비록 본인한테는 그게 0.4초가 아니라 더 길게 느껴지긴 했지만, 그 관념 속 시간조차도 따져보면 하루? 정도 지속된 것 같음. 근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기 전에 고통받는 시간은 하루가 넘음... 그러니까 기왕 죽은거 편히 죽었다 생각하고 너무 슬퍼하진 않았으면 좋겠음 ㅋㅋㅋㅋㅠ 어차피 죽어서 슬퍼하지도 못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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