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어트 플레이스를 보고 극단적 번식주의는 곧 인명경시라는 걸 느낌
흔히 번식주의가 곧 생명존중이라는 오해가 있는데 사실은 그 반대라고 봄
극단적 번식주의는 그 번식의 대상이 되는 인간의 존엄성보다 번식이라는 행위 자체를 중시함
그래서 더 많은 인간이 더 존엄성 없이 살아가는 결과를 낳게 됨
주인공들은 한 인간이 그 상황에서 겪을 고통과 끔찍할 죽음보다, 내가 섹스할 때의 즐거움, 내가 아이를 낳기로 결심할 때의 감상주의적 즐거움 (혹은 도덕적 우월감), 내가 아이와 함께함으로써 느낄 감정적 즐거움을 우선시한 거임
2편에서 혼자 안전하게 살아가고 있던 사람 집에 애들 데리고 쳐들어가서 난 애가 있으니 네 목숨을 걸고라도 무조건 도와달라고 하는 장면에서도 그런 인명경시 사고가 드러남
언뜻 보면 어린 자식들을 도와달라는 거니 인명 존중의 태도가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애초에 그 상황에서 번식을 한 것만으로도 주인공은 자신의 쾌락이 그 대가일 때는 아이들의 존엄성을 중시하지 않는 걸 알 수 있는데, 타인의 목숨이 그 담보일 때는 얼마든지 그걸 희생시켜서라도 '내' 유전자를 물려받은 '내' 자식을 살리는 스스로의 이기적인 쾌락을 추구하려고 한 거임
자기가 막무가내로 목숨을 위태롭게 한 그 남자도 누군가가 낳은 자식임
이미 태어난 인간의 존엄성은 존중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번식으로 모두의 안위를 위태롭게 하는 건 번식이라는 행위가 주는 쾌락을 인명 자체보다 우위에 두는 극단적인 인명경시의 태도임
생존을 다룬 아포칼립스물에서 주인공들이 인명경시의 태도를 갖고 있으니 몰입이 될 수가 없음. 주인공들부터가 인명을 경시하는데 관객들이 어떻게 주인공들의 생존을 바라겠음
댓글
안 하면 좋지만 뭐 섹스할 수 있고, 피임했다 해도 백프로라는 건 없으니 애 생길 수도 있는데 낙태라는 방법도 있잖아. 저 나라 낙태약도 그냥 팔더만. 저 세계에서 애 낳으면 서로 힘들고, 특히 애는 뭔죄야. 결국 하나 죽지 않았나? 인명경시 ㄹㅇ 그러하다
ㄱㅆ ㄹㅇ 약국 다 터는 상황에서 낙태약 못 구할리가 없고 이미 관리 못해서 자식 하나 죽고 생긴 애니 낙태라는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안 낳을 생각이 들었어야 정상인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