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영화화 안되는 이유를 모르겠는 소재들
소규모/독립 프로덕션은 있을 수 있어도 그 소재 하면 딱 떠오르는 바로 그 유명작! 이런 게 없는 게 안타까운 소재들
1. 미노아 문명
그리스 역사에서 그 이후의 미케네, 폴리스 시대는 많이 다뤄지는데 저 시대는 이상하게 주목받지 못함. 심미적으로 화려하고 매혹적인 데다 중심지도 크레타, 산토리니 등 아직도 사랑받는 장소들이어서 충분히 다룰만 할 것 같은데... 특히 산토리니 미노아 문화는 멸망하게 된 계기가 인류 역사상 제일 큰 화산 폭발 중 하나였던 테라 화산폭발 때문이었기에 엔딩도 극적임
2. 히타이트
동시대의 트로이, 미케네, 스파르타, 이집트 전성기가 엄청 많이 다뤄진 것에 비해서 히타이트는 주목을 못 받음. 당시 히타이트의 존재감을 생각하면 일부러 무시하려고 해도 힘들 정도인데 희한함. 너무 빨리 멸망해서 멸망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지만 당시에 지원을 요청하던 점토판이 화재 때문에 구워지는 바람에 보존되어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짐작해보게 한다는 점도 흥미로움
3. 바다민족
어디선가 나타나서 전성기의 히타이트를 멸망시키고 미케네 시대 그리스를 암흑시대로 만든 뒤 이집트까지 공격하고 홀연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기이한 세력. 비록 그 사람들이 결집하게 된 정확한 계기와 그 요체는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해도 이집트 측에서 몇몇 포로들한테 수집한 정보들이 있는데 그 얘기가 다뤄지지 않는 게 신기함
4. 에티오피아 제국
아프리카 역사 자체가 이집트 빼고는 잘 안 다뤄진다는 건 알지만 에티오피아 제국의 융성함과 파란만장한 역사를 고려하면 이렇게까지 다뤄지지 않는다는 건 의외임
5. 바빌론 왕국
위와 동일함. 알렉산더에 좀 나오긴 하는데 철저히 외부인으로서의 시각으로 그리고 있어서 제대로 바빌론 왕국을 보기 어려움. 다만 유적지 중에서 정치적으로 불안한 곳들이 많아서 고고학 연구 자체가 정체돼 있고 그래서 다루기 힘들다는 점은 이해함
6. 마야 문명
메소 아메리카 문명 자체가 자주 다뤄지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잉카는 쿠스코 쿠스코, 아즈텍은 아포칼립토라도 있는데 마야는 그 정도도 안 떠오름....
7. 비잔티움 제국
어떻게 비잔티움처럼 융성했고 할 얘기도 많은 시대가 이 정도 밖에 쓰이지 않는지 이해를 못하겠음. 그렇다고 기원전도 아니고 고고학 유산도 많이 남아있는데
8. 델포이의 신탁
델포이는 그리스 다신교의 중심지로 그 신탁은 그리스가 기독교에 점령되기 시작한 후에도 한동안 명맥을 이어갔으나 결국에는 기독교에 밀려 끝을 맞이하고 잊히고 말았음. 이 극적인 서사를 아고라처럼 풀어낸다면 재밌을 것 같음
9.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야간비행 등의 저술 활동뿐 아니라 2차 세계대전 중 조종사로 활동했던 경력과 미스테리한 최후까지 정말 할 얘기가 많은데 왜 영화계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지 모르겠음
사실 2000년대 초반 시대극 블록버스터의 시대 이후로는 고대사 자체가 워낙 잘 다뤄지지 않다보니까 아무래도 앞으로도 보기 어려울 거 같은데 몇 개만이라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댓글
ㄹㅇ진짜 흥미로운 거 많은데 시도해보면 좋겠어